직장 내 세대갈등, 어떻게 해결하면 좋을까요?
- 2023-0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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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부장님은 내 부모님보다 내 결혼 걱정을 더 많이 하는 것 같아. 주말에 뭐 했는지 왜 궁금해하시는 거야?”
“요즘 애들한테는 뭘 물어보지를 못하겠어. 휴가 썼길래 무슨 일 있나 물어봤더니 대번에 인상을 찌푸리더라고.”
직장 내 세대갈등이 조직의 건강을 위협하고 있습니다. 따뜻한 조언의 한 마디는 세대 차이를 가르는 말이 되었고, 한 팀으로 움직여야 할 이들이 ‘요즘 것들’과 ‘옛날 것들’로 구분되고 있는 시대입니다. 시간이 흐름에 따라 세대 차이는 자연스럽게 발생할 수밖에 없지만, 최근의 가시 돋친 분위기를 보면 그렇지만도 않죠. 조직의 합일을 막는 직장 내 세대갈등, 어떻게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을까요?
직장 내 세대 차이가 업무를 방해할까요?
직장 내 세대 차이는 사회생활에 능숙한 윗세대와, 반대로 그렇지 않은 아래 세대가 서로 간의 간극을 좁히지 못해 벌어지는 현상입니다. 대한상공회의소의 2020년 직장 내 세대갈등 보고서에 따르면, 50대 이상의 세대 차이 체감도는 67.3%로 제일 높다고 합니다. 하지만 세대 차이가 업무에 끼치는 부정적인 영향력은 30.7%로 가장 낮습니다. 20대와 30채의 세대 차이 체감도는 비교적 낮은 편인데도 불구하고, 업무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친다는 응답은 41.3%와 52.3%로 확인되었습니다. 20-30대와 50대가 느끼는 부정적인 영향도는 무려 10% 이상 높다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MZ 세대라는 단어가 있습니다. 본디 ‘세대’는 30년을 ‘세’라고 부르는 것에서 유래했습니다. 그동안은 30년 정도의 간격을 세대라고 묶었지만, 최근에는 5년 내지 10년 정도로 줄었다고 보는 의견도 많습니다. 한편, MZ 세대는 상업적인 의도로 명명되긴 했지만 젊은 세대들을 묶어서 말하는 대명사로 불립니다. 개인주의면서도 공유문화를 즐기며, 오프라인 소비보다는 온라인 소비를 즐겨 하면서도 개인의 소비를 과시하려는 경향이 짙은 그들은 기성세대와는 확연한 문화 차이를 보입니다. MZ 세대와 기성세대 간의 갈등에 대해 조사한 설문조사에서는 “기성세대는 전통적인 관습과 성 역할이 존재하며, 세대 간 우위가 정해져 있다. 하지만 MZ 세대는 젠더, 종교, 나이 등을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라는 의견도 있었습니다. 세대 차이로 인한 갈등의 주원인이 가치관 차이라고 응답한 것과 같은 맥락이었죠.
‘가족 같은 분위기’가 기본값이었던 윗세대들에게도 지금의 세대들은 낯설고 어렵기만 합니다. 일과 사생활을 분리하여 프라이버시를 중요시 여기는 젊은 세대들과 달리, 윗세대들은 부하 직원들과 친해질 수 있는 소통을 원합니다. 이 간극에 집착한 나머지, 어색한 분위기를 풀려다가 그만 ‘무리수’를 두기도 하죠. 구인구직 플랫폼 사람인이 직장인 1,345명에게 ‘직장 내 세대갈등’에 대해서 설문한 결과, 다수의 직장인이 세대 차이를 실감한다고 응답했습니다. 가장 큰 이유는 ‘기본적인 사고방식이 너무 달라서(68.5%)’였다고 하죠. 사람이 세 명만 모여도 편먹고 싸우기 바쁜 요즘, 직장 내의 세대갈등은 이제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는 문제입니다.
같은 공간 다른 생각, 숨 막히는 공존
일부 전문가들은 세대 갈등이 당연한 사회적 분쟁이며, 이는 오히려 사회의 발전 도모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보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세대 차이가 업무에 부정적인 영향력을 미친다는 설문이 있는 한, 마냥 방치하고 있을 문제는 아닙니다. 이런 문제를 인식한 조직들은 최근 세대 간 갈등관리를 위해 다양한 소통 활성화 방법들을 고안하고 있습니다.
세대 간의 공통된 발전을 도모하기 위해서는 서로를 이해하며, 올바르게 소통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우아한형제들은 ‘업무는 수직적으로, 인간관계는 수평적으로’라는 모토를 가지고 조직문화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이들의 가치관은 ‘우수타(우아한 수다 타임)’이라는 고유의 조직문화에서 더 자세히 엿볼 수 있었습니다. 직원들과 대표들이 스스럼없이 이야기할 수 있는 시간이죠. 수평적인 질답 분위기 형성을 위해 모든 질문은 원본 그대로 공개하며 읽는 것을 원칙으로 삼고, 익명으로 자유롭게 질문과 답변을 할 수 있습니다. 비대면 근무 기간이 길어지자 단순히 화상회의가 아닌 실시간 유튜브 스트리밍 방식을 통해 활발한 소통 환경을 구축하면서 화제가 되었습니다.
다른 것보다도 세대 갈등은 한 쪽의 노력만으로 성공하기 어렵습니다. 무엇보다도 신세대와 구세대가 한 발짝씩 물러서는 것이 중요합니다. 가령, 구세대는 과거에 비해 업무 방식이 간소화되었다는 사실을 인정해야 합니다. 현대자동차는 보수적인 조직 문화를 탈피하기 위해 ‘결재판 사용 금지’라는 파격적인 결정을 내렸습니다. 외근 나간 상사에게 서류 결재를 받기 위해 한없이 기다리는 풍경을 더 이상 볼 수 없게 되었죠. 급한 용무가 있다면 메신저를 활용해서라도 다이렉트로 업무를 이어나갈 수 있습니다. 서로의 시간을 소중히 여기는 것부터 긍정적인 방향으로 조직 문화 개선을 시도한 사례입니다.
그 외에도 많은 회사들이 직장 내 세대갈등을 진화하기 위해 다양한 방법을 활용하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서로가 이해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드는 데에 집중하고 있죠. 직급별 간담회와 같은 세대별 모임도 정기적으로 개최하며, 여러 직급 간 서로의 생각을 공유하는 자리를 만들어 줍니다. 최근에는 사원급 젊은 직원이 임원과 멘토-멘티 관계가 되어 요즘 트렌드를 가르치는 역멘토링 시스템도 눈 여겨볼 만합니다.
가족의 중요성 | 워라밸 | 잘한 일에 대한 감사와 인정 |
효과적인 리더십에 대한 열망 | 유연한 근무 방식 | 의사결정의 참여권 |
잘한 일에 대한 금전적 보상 | 목적의식 | 세대에 대한 고정관념이나 꼬리표는 절대 사양! |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는데, 30년 단위로 묶인 세대들은 달라도 너무 다른 것 같습니다. 하지만 엄밀히 말하면 세대는 시간과 역사의 사실을 나타내는 표식일 뿐입니다. 모두가 같은 사람이고, 일하기 위해 직장에 모인 것이니까요. 모든 세대가 공유하는 9가지 관점과 선호도를 이해하면서 그들과 ‘공통된 관심사’를 알아두는 것도 좋은 방향입니다.
우리는 모두 ‘라떼는’이 되어갑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직장 생활에 대한 잘못된 정보를 보고 실제로 행하는 사회 초년생들도 많아지고 있습니다. 일명 ‘사이다 후기’처럼, 진위 여부가 확인되지 않은 채 자극적인 소재만을 담은 이야기를 실제로 믿고 행하는 것이죠. 유튜브나 SNS에서 직장 생활에 대한 노하우가 넘쳐나고 있지만, 개인의 권리만을 좇는 사회생활은 조직 전체에 도움이 되기 어렵습니다. 요컨대, 서로가 가진 상식과 교양의 차이에서부터 갈등이 시작되는 셈입니다.
영감이 끊기고
정신이 냉소의 눈에 덮이고
비탄의 얼음에 갇힐 때
그대는 스무 살이라도 늙은이가 되네
그러나 머리를 높이 들고 희망의 물결을 붙잡는 한,
그대는 여든 살이어도 늘 푸른 청춘이네.
– 사무엘 울만 <청춘> 中
하지만 분명 오랜 세월 동안 조직을 지키고 있었던 리더들, 윗 세대들에게 배울 점이 있다는 사실을 존중해야 합니다. 한 HR 전문가는 이전 세대의 지식을 교육에 포함하는 방식으로 선임 구성원이자 윗 세대들에 대한 존경을 표할 것을 권유했습니다. 그 어떤 자격증 공부를 통해서도 알 수 없는, 현장과 실전에서만 배울 수 있는 가치로운 경험들을 아랫 세대들에게 알려주면서 서로에 대한 이해를 시작하는 것이죠.
또한 조직의 리더들이자 관리자들은 세대마다 요구사항과 기대치가 다르다는 사실을 분명히 인식하고, 세대의 필요에 맞게 혜택을 조정해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또한 관리 스타일 역시 각 세대의 특성을 이해하고 수용할 수 있는 제도를 설립해야 한다고 설명했죠. 구성원의 노력도 중요하지만, 회사가 컨트롤해야 하는 부분도 반드시 있습니다. 각 세대별로 동기를 부여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내고 그들에게 맞는 관리 스타일을 적용해야 합니다. 가령, 젊은 세대들에게는 유연한 근무 일정이 분명한 이점일 것입니다. 반대로 X세대들에게는 연금 계획이나 퇴직 혜택 등의 보상이 더 솔깃한 이야기로 와닿겠죠.
최근 직장 내 세대 차이는 직원들 간의 반목과 갈등을 심화시키는 것도 모자라, 심할 경우 퇴사나 징계의 수순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당장 재무적인 성과에 영향을 주지 않는 ‘문화적 차이’로 두고 볼 일이라기엔, 한 번 퍼진 문제는 조직 전체를 병들게 할 수도 있는 문제입니다. 모두가 한 걸음씩, 서로를 존중하고 바라보는 문화. 건강한 조직 생활의 첫 시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