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레이팅 셰프가 추천하는 웰빙 밥상
- 2023-01-31
- 플레이팅 소식
지난 한 주, 갑작스레 한반도를 덮쳤던 강추위가 2월에도 기승을 부릴 것으로 보입니다. 기상청이 2월 초에도 영하권 날씨를 유지할 것이라고 발표하면서, 이른 봄을 기대하기는 어려워졌죠. 급격하게 날씨가 추워질수록 몸 관리, 특히 먹는 음식이 중요해집니다. 아무리 겨울 패딩을 껴입어도 속이 든든하지 않다면 각종 환절기 질환에 노출될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이죠.
2023년 첫 연휴로 긴 명절을 보내고 난 뒤, 어느새 정월 대보름이 가까이 다가왔습니다. 음력 1월 15일 정월 대보름은 한 해의 첫 보름이자, 보름달이 뜨는 날로 우리 세시풍속에서는 설날만큼 비중이 큰 날입니다. 우리 조상들은 첫 보름달이 뜨는 날을 풍요의 상징으로 삼아 밤새 여러 놀이를 하고, 액막이 행사를 지내기도 했죠. 플레이팅도 고객님들의 한 해가 풍성하고 건강하길 바라는 마음에서 든든한 건강 밥상을 준비했습니다. 전통적으로 먹어왔던 정월 대보름 대표 먹거리들을 정성스럽게 채워, 그 시절의 향수를 느낄 수 있도록 정성을 들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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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RECOMMEND 정월 대보름 웰빙 한 상
메뉴 기획 셰프│안시후
메뉴 제공 일자│2월 3일
설날 이후 처음 맞는 보름날에는 겨울철에 구할 수 있는 음식거리를 모두 동원해 함께 먹고 나누는 날이었습니다. 대보름에 온갖 음식을 해먹는 데에는 곧 다가올 봄을 대비해 영양을 보충하자는 의미도 있었겠죠. 우리 선조들에게 정월 대보름은 한 해의 계획을 세우며 서로의 건강을 기원하는 날이었습니다.
🥄 웰빙 밥상 MENU 01 오곡밥
정월 대보름 한 상인 만큼, 이날은 먹는 밥도 평소와는 사뭇 다르게 준비했습니다. 선조들은 대보름이 되면, 평소 잘 먹지 못하던 곡식들을 모아 밥을 지어 먹고 ‘오곡밥’이라고 이름을 붙였습니다. 오곡밥은 그 해의 곡식이 잘 되길 바라는 마음이 담겨있습니다.
플레이팅도 정월 대보름 웰빙 밥상을 준비하며 가장 먼저 깨끗하게 도정된 백미에 찹쌀과 수수, 차조를 넣어 든든함을 더했습니다. 여기에 팥과 밤 등의 견과류를 넣어 식감을 살렸죠. 찰기가 살아있도록 정성스레 지은 밥이 정월 대보름 웰빙 밥상의 첫 술을 풍성하게 채워주었습니다.
🥄 웰빙 밥상 MENU 02 건나물 3종
또한 정월 대보름에는 진채(陳菜)라는 이름의 ‘묵은 나물’을 즐겨먹었습니다. 박이나 버섯, 콩, 순무 등의 나물을 즐겨먹었는데 곧 다가올 봄철에 신선한 나물을 먹기 전, 옛 것을 모두 비워내는 전통이기도 했죠. 지역별로 먹는 나물의 종류도 다양했습니다. 플레이팅에서는 전통 있는 건나물 중 식감이 일품인 건가지, 호박고지나물, 무나물 세 가지를 준비했습니다.
호박은 ‘복이 넝쿨째 굴러 들어온다’는 의미로, 뜻밖의 행운이나 좋은 일이 생긴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무나물은 명절은 물론 조상을 기리며 준비하는 제사상에서도 꼭 준비하는 대표적인 뿌리 나물이죠. 또한 가지는 식이섬유가 듬뿍 담겨있어 대표적인 보양식 채소로 꼽힙니다.
건나물은 비타민D와 염산이 풍부하며 일부 나물은 항노화 성분이 높아지는 특성도 있다고 하죠. 또한 말린 채소는 수분이 빠지면서 단맛이 더 강해지고, 생채소와 비교했을 때 식이섬유나 미네랄이 훨씬 많아 체중 관리나 변비 해소에 효과적이라는 연구 결과도 있습니다. 하지만 먹거리를 제대로 즐기기 위해서는 관리나 손질법이 중요하죠. 플레이팅 셰프들은 한식에 관한 다채로운 경험을 바탕으로 나물 한 줄기도 버림 없이 정성껏, 완벽하게 준비할 계획입니다.
🥄 웰빙 밥상 MENU 03 재래김 & 간장 양념
잘 구워진 재래김은 남녀노소 좋아하는 밥반찬입니다. 따뜻하고 포슬포슬한 밥을 싸서 간장에 찍어 먹으면 없던 입맛도 돌아온다고 하죠. 플레이팅 셰프들이 준비한 정월 대보름 건강 밥상에도 재래김을 준비했습니다. 오곡밥과 건나물을 함께 싸먹는 것을 복쌈이라고 하며, 대보름의 절식 중 하나입니다. 행위 자체가 기복(祈福)의 의미를 지니고 있기에 복쌈이라고 이름 붙여졌으며, 이날 농가에서는 꼭 첫 숟갈은 쌈을 싸먹어야 좋다는 말도 있었습니다.
일명 조선 김이라고도 불리는 재래김은 다른 김보다 장이 약간 크고, 김을 얇게 떠서 부드러운 맛이 특색입니다. 동의보감에서는 김을 ‘감태’라고 부르기도 했습니다. 성질은 차고 맛이 짜면서 속이 답답한 것을 풀어주는 효능이 있다고도 하죠. 실제로 단백질과 섬유질, 비타민과 당질, 칼슘, 철분, 인 등 다양한 영양성분이 들어있어 영양적인 측면에서도 효능이 뛰어난 식재료입니다.
특히 12월에서 3월에 나는 재래김은 빛깔이 검고 광택이 많으며, 얇으면서도 맛은 일품이라고 하죠. 고객님들의 계묘년 한 해 만복을 희망하는 마음을 담아 플레이팅 셰프들이 정성껏 준비했습니다. 첫 술은 재래김으로 복쌈을 싸 드시는 것, 잊지 마세요. 올 한 해 만사형통을 기원하며 말이죠.
🥄 웰빙 밥상 MENU 04 너비아니
너비아니는 궁중식 불고기로 잘 알려진 우리 고유의 요리입니다. 칼로 다진 쇠고기를 양념하여 넓적하게 구워낸 음식이죠. 가늘게 저민 고기 안에는 간장과 꿀, 참기름과 깨소금, 파, 마늘 등이 채워져 식감이 다채롭고 고기에 잔칼질이 많이 들어가 육질이 부드러운 것이 특징입니다. 당대에도 흔히 보기 힘든 요리 중 하나였는데, 민간에서 소고기를 구하기가 어려웠던 것도 있지만 만드는 과정에서 손이 많이 들어가기 때문에 귀한 요리로 불렸습니다.
전통적으로 너비아니가 정월 대보름 밥상의 주인공이었던 것은 아니지만, 우리 선조들은 중요한 날에 오신 귀한 손님에게 올릴 요리로 손이 많이 가는 너비아니를 선택해왔습니다. 귀한 재료를 정성껏 준비해 대접한다는 뜻이었죠. 플레이팅 셰프들은 귀한 우리 고객님께 제공하는 건강 밥상을 준비하면서, 어떤 음식으로 마음을 전할까 많은 고민이 있었다고 덧붙였습니다. 너비아니는 앞에서 준비한 건나물과 잘 어우러지면서도 부족한 든든함을 채워 줄 전통 요리로 손색없는 메뉴였죠. 부드러운 식감은 물론 육류가 주는 포만감까지 챙겨, 자칫하면 아쉬울 수 있었던 정월 대보름 밥상에 감초가 되어주었습니다.
🥄 웰빙 밥상 MENU 05 호두 강정 (캔디드월넛)
설날 아침에 떡국을 먹으면서 나이를 먹는다면, 정월 대보름에도 만사형통과 무사태평을 기원하는 전통이 있습니다. 아침 일찍 부럼을 나이 수 만큼 깨물어 먹는 관습입니다. ‘긁어 부스럼’이라는 우리 속담처럼, 부럼을 깨물면서 부스럼이 나지 않도록 비는 전통인 것이죠.
플레이팅 셰프들이 준비한 정월 대보름 한상의 피날레도 바로 호두강정입니다. 부스럼을 날리는 우리 관습의 의미를 담아 호두를 준비했죠. 다만, 일반적으로 먹었던 호두 부럼과는 조금 다릅니다. 설탕시럽을 입혀 바삭하게 튀겨내면서 오직 플레이팅만의 부럼을 준비했습니다. 호두 특유의 쌉싸름한 맛과 달짝지근한 설탕이 만나 그야말로 별미라고 할 수 있죠.
🍳 CHEF’S COMMENT
정월 대보름에는 한 해의 건강과 사회적 풍년이 들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이전 해에 수확한 곡식과 나물을 활용하여 한 끼 식사를 차려 먹곤 했습니다. 재료는 묵은 것일지언정, 서로의 복을 기원하는 마음과 음식을 준비하는 정성만큼은 민족 대명절 못지않게 중요한 날이었죠. 다만 요즘 정월 대보름을 챙기는 집은 그렇게 많지 않은 것 같아요. 하지만 플레이팅 고객님께 그 뜻을 점심상에 담아 보내고 싶었습니다. 올 한 해의 건강과 안녕을 바라는 마음에서 정성껏 정월 대보름 한 상을 기획했습니다.
가장 고민이 많았던 것은 삼색나물을 정하는 것이었어요. 지역별로 먹는 나물도 다양한데, 나물의 조화에 따라서 그날 메뉴의 첫인상이 달라지기 때문이었죠. 여러 나물들을 테스트해 보고 고심해 보았는데, 그중에 씹는 식감이 가장 일품이었던 것들로 골라 배치했습니다. 또한 함께 제공된 너비아니는 건나물의 독특한 식감을 보충하는 부드러운 음식이었기에 더욱 조화로운 한 상을 완성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죠.
제일 애착이 많이 가는 메뉴는 캔디드월넛, 호두강정이에요. 부럼을 깨면서 ‘부스럼 날린다’고 하던, 그 전통을 밥상에 그대로 살리고 싶었죠. 부럼으로 쓰는 생호두를 올릴 수도 있겠지만 조금 아쉬운 면이 있어 연구를 거듭했습니다. 전통적인 의미를 살리기 위해 식감이나 특유의 소리는 보전하면서, 색다른 음식 맛을 강조할 수 있는 것이 뭐가 있을까 고민이 많았어요. 결과적으로 ‘강정’ 조리법에 착안하여 호두를 설탕시럽에 바삭하게 튀기는 방식을 선택했습니다. 부럼처럼 소리도 나고, 견과류 특유의 바삭함이 살아있는 데다 호두 본연의 맛과 설탕이 잘 어우러져 만족스러운 메뉴를 완성할 수 있었습니다.